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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08 20:05
[매우스압]월간조선 '안철수는 누구일까' (2012.10)
 글쓴이 : 현정권
조회 : 70  
安哲秀는 누구일까… 知人 20명에게 물어보니 

- “환자와 대화 힘들어할 정도로 내성적이라 기초의학 전공” (서울의대 동기) 

- 단국대 의대 교수 再임용서 탈락한 뒤 백신연구소 설립 

- “처음부터 독방 하숙할 정도로 부잣집 아들” (서울의대 동기)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택에서 한달에 100만원 짜리 고액과외” 

안철수(安哲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부산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서울의대에서 석·박사를 받았고, 단국대 의대 교수를 하다 군의관을 마치고 전역한 뒤 인생 진로를 송두리째 바꿨다. ‘안철수백신연구소’라는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소를 만들어 기업가로 변신했고,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2012년 9월 현재 그는 대한민국의 유력 대선(大選) 주자다. 

안철수 원장이 2012년 4월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나서고 있다. 


그가 걸어온 길은 여태껏 대통령 선거에 뛰어든 이들과 사뭇 다르다. 어찌보면 다르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지 다르지 않은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성장과정과 걸어온 길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진 게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을 냈지만 거기에는 그의 생각이라기보다는 ‘모범답안’ 성격의 담론이 실려 있다. 재벌관, 전세살이, 룸살롱 출입 등 상당 부분은 그의 실제 행적과 완전히 다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철수가 도대체 누구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경우는 정치권 입문 후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몇 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검증이 사실상 끝났다. 정치적 반대자들이 촉발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그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쳤고, 아버지 박정희의 공과(功過)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비교적 투명하게 드러나 있다. 


안철수 원장은 그러나 박근혜 후보와 비교하면 사실상 아무 것도 알려진 게 없다. 그저 ‘안랩’이란 컴퓨터 바이러스 연구소를 차려 이 분야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고 몇년 전부터 청춘콘서트란 젊은이들 상대의 대화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했다는 정도라고 해도 전혀 심한 표현이 아니다. 


대선을 100일도 남겨 놓지 않은 2012년 9월. 아이러니하게도 안 원장은 야권(野圈)의 가장 강력한 대선 주자다. 정치라곤 근처에 가 보지도 않은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가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을 압도하고 있는 현실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안철수 현상’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안 원장이란 사람은 누구일까. 그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를 알 만한, 알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사자들이 가감없는 얘기를 위해서는 익명 처리를 해 달라고 요청한 경우 받아들였다. 



◈ “安哲秀가 동문이야?” 

  


안철수 원장은 부산고 33회다. 33회는 이과반 8개, 문과반 2개 등 총 10개반으로 동창생은 600여 명 정도다. 


안철수 원장과 1학년 때 한반을 했던 K씨의 기억은 이렇다. K씨는 현재 자영업을 하고 있다. 


부산고등학교 전경. 안철수 원장은 부산고 33회 

졸업생이다. 그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조차 

안 원장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철수와 에피소드 자체가 없습니다. 철수는 친구들과 깊이 사귀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굉장히 차분했습니다. 우리가 학교 다녔던 1970년대는 <말죽거리잔혹사>(1970년대 후반 남자 고등학교를 다닌 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랑 비슷했어요. 주먹질하고, 처해진 시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혼돈기였지만 철수는 우리랑 생각 자체가 달라 보였습니다. 애늙은이 같다고 할까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바로 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른 반 아이들은 철수를 모를 수밖에 없고, 같은 반이었어도 잘 안다고 말하기 뭣합니다. 한번은 동창생들이 모였을 때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가 부산고 동기야’라고 말하니까 ‘정말이냐?’고 놀라는 친구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안철수 원장과 2학년 때 같은 반을 했고, 동문회 일을 맡았던 S씨의 얘기는 이렇다. 동문회 일을 맡았다면 동기들을 가장 잘 알기 마련이다. 


“철수는 책 많이 읽고 모범적이고 공부 잘하고 얌전하고 조용한 친구였습니다. 크게 튀는 친구가 아니었죠. 철수가 공부는 꽤 잘했지만 잘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워낙에 조용하고 모범적이어서, 친구들이 신기하다고 여길 정도였습니다.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사는 아이 같았습니다.” 


안철수 원장과 2년 동안 같은 반을 했던 K씨의 기억도 비슷하다. 


“놀기도 잘하고 공부를 잘했던 친구들은 기억이 나는데, 철수는 그냥 조용히 공부만 하는 아이였습니다. 쉬는 시간에 애들이 의자를 던지고 심한 장난을 쳐도 철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책만 봤죠. 좀 특이했어요. 전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철수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올지 모른다는 신문 보도를 보고 동기들이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요.” 


이런 이유 때문인지 부산고 동문들 사이에서는 ‘안 원장이 정치에 몸담지 않았으면’ 하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동창생 K씨는 “학자로 남지, 왜 진흙탕 같은 정치권에 투신하려 하느냐는 말이 많다. 철수가 도와달라고 하면 모를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철수를 돕자’고 말하는 것도 이상한 것 아니냐”고 했다. 



◈ 고액과외 받았다는 안철수 


  


▲ 안철수 원장이 초등학교 시절 상을 받고 있는 모습. 사립인 동성초등학교를 다닌 안 원장은 당시에도 공부만 했다고 한다. 


안철수 원장과 부산고 동창이며, 같은 이과반이었던 K씨는 “철수에 대해 잘 안다고 하는 동기생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냥 엄청 부잣집 아들이죠, 뭐. 그때까지만 해도 아빠가 의사인 애들이 몇 안됐거든요. 의료보험이 없던 시절이어서 병원집 아들이라고 하면 굉장히 부유한 사람이죠. 철수는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얌전한 학생인데, 친구들과 교류가 없었습니다. 당시 학교에서 전교 1~30등 정도의 학생들을 위해서 독서실을 마련해 줬습니다. 그런데 철수는 학교 독서실에서 공부를 안 하고, 수업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갔습니다. 당시에야 과외 광풍이 불던 시절이었으니까, 과외를 많이 하는 학생들은 학교 독서실에 잘 남지 않았죠. ‘내 친구 철수’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취재를 하느라 부산고 33회 동창생들을 여럿 만났지만, 다들 하는 얘기가 비슷했다. 그래도 ‘서울의대’를 갈 정도였으면, 적어도 공부로는 꽤 이름을 날리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부산고 33회의 또 다른 K씨는 이렇게 말했다. 


“줄곧 전교 1, 2등을 했다면 기억하겠죠. 부산고 30회부터 소위 말하는 ‘뺑뺑이 세대’였어요. 33회에서 서울대에 진학한 사람은 19명뿐이었죠. 당시에 문과반 톱은 현재 판사로 있는 홍 모였고, 이과반 톱은 의사를 하는 김 모였습니다. 제가 알기로 고등학교 3학년 때 딱 한 번 전교 톱을 한 것 같기는 한데, 철수는 공부로도 눈에 띄는 학생이 아니었죠.” 


안철수 원장의 부산고 한 동기생은 “요즘처럼 이과에서 전교 1등을 하면 무조건 서울의대에 진학하던 때가 아니었다. 서울대 물리학과 등 순수 이과로도 많이 진학했다. 철수는 연세대 의대 특차 모집에 지원했다가 떨어졌고, 이후 정규 모집에서 서울의대에 지원해 붙었다”고 말했다.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듣던 와중 안 원장이 고등학교 1학년 때 고액과외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부산고 동기는 아니었지만 안 원장에 대해 굉장히 자세히 알고 있는 이였다. 


그의 이야기다. 


“안 원장이 고등학교 1학년 때 7개월 동안 고액과외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문종합영어를 월요일 부터 토요일까지 2시간씩 자신의 집에서 배웠습니다. 비용이 한달에 1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 시세로 치면 1000만원 정도 하는 고액이었습니다. 과외는 아버님이 원하셔서 하게 된 것 같더라고요. 안 원장이 만화책 읽는 것을 좋아했는데 안영모씨가 과외선생님에게 제발 만화를 끊게 해달라며 과외를 부탁했다고 하더라고요.” 



◈ “아버지 닮아 소심한가 봐” (안철수 원장 이웃) 

안철수 원장의 부친인 안영모씨와 교분이 두터운 사람들도 그 아들인 안 원장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았다. 지난 9월 5일 찾아간 범천의원(안철수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은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그 사이로 ‘49년간 범천의원을 내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이 보였다. 


안영모씨가 범천의원을 정리하게 된 계기는 부산 《국제신문》과의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고 한다. 안영모씨는 인터뷰에서 “(연말 대권구도는) 안철수 대(對) 박근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 직후 안철수 원장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쓸데없는 인터뷰 마시고 병원을 접으시라”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병원 안팎의 사람들은 안영모씨와 친분이 두터운 이들로 병원 근처에서 대양약국을 운영하는 김만규씨와 대양부동산의 박정옥씨를 언급했다. 이들은 안영모씨의 술친구라고 했다. 


김만규씨는 1964년에 부산 범천동으로 이사왔을 때부터 50년 가까이 안영모씨와 알고 지냈다고 한다. 그는 “안철수에 대해 잘 듣지 못했다. 당시 엄청 좋은 사립초등학교인 동성초등학교를 다녔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것, 성격이 온순했다는 것 정도”라고 했다. 


“어렸을 때 공부한다고 바빠서 친구 아들이지만 얘기는 많이 못해 봤습니다. 초등학교 때 밖으로 놀러 나오지도 않았으니까. 안영모 원장을 통해 착실하게 크고 있다는 정도는 얘기 들었지요.” 


‘대양부동산’의 박정옥씨는 안영모씨가 최근 병원 문을 닫은 이후에도 두세 차례 안영모씨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철수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다녔지만 이웃사람들이 걔를 거의 못 봤어요. 공부하러 학원 가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거든. 공부는 잘했는데 상당히 내성적이었어요. 말이 없고, 여자 A형(소심하다는 뜻)이라고 보면 딱 맞을 겁니다. 아버지를 닮았나 봐. 안영모 원장이 딱 그렇거든. 학교에서도 많이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안영모 원장이 술 먹으면서 얘기를 하더라고. 하여튼 박력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어렸을 때 때리면 맞고만 있었지.” 


요즘 동창생들 사이에서 안철수 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도맡고 있다는 한의사 전창선씨는 안 원장의 얘기를 묻자, 한숨을 쉬더니 “지금은 민감한 시기여서 아무 얘기도 하기 어렵다”고 했다. 



◈ 동문회 참석도 거의 안해 

실제로 부산고 33회 동창생들은 때아닌 ‘안철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듯했다. 부산고 33회 동문회 일을 보고 있는 사업가 K씨는 “내가 철수랑 친했다, 아니다 누구랑 더 친했다는 등 갑자기 여러 말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들 중에서 누가 정말 친했는지 요즘 연락을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래서 부산고 동문회 차원에서는 일절 철수 얘기를 하지 않도록 했다”고 했다. 


주식시장에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된 우성사료라는 회사가 있다. 안철수 원장의 부산고 동기인 오동원씨가 이사로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주당 1200원대였던 회사의 주식은 반 년 만에 6100원대로 급등했다. 하지만 오동원씨는 “안철수 원장과 친분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원장과 3년 동안 같은 반을 한 적이 없고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 안 원장이 학급 임원이 아니어서 다른 반 임원 학생들과도 교류가 없고 그냥 얌전한데, 부산고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테마주로 분류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이 부산 출신이고 부산고를 졸업했지만,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부산과 거의 교류가 없다는 것이 지인들의 증언이다. 안 원장은 심지어 동문회 모임에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부산고 출신들은 “졸업 30주년 행사장에 참석한 것이 유일했다”고 기억했다. 


안철수 원장의 동기는 “2010년 11월 27일에 30주년 행사가 있었는데 그때 30분 머물다가 곧장 서울로 돌아갔다. 원래는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친구들이 ‘너무한 것 아니냐. 이번에는 참석해라’고 해서 잠시 왔다 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의 부친 술친구들의 얘기도 비슷했다. 


김만규씨와 박정옥씨는 “대학 진학 후에 부산에서 본 적이 거의 없고, 가끔 와도 잠깐 있다가 갔기 때문에 (안철수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다”고 했다. 



◈ ‘독방 하숙’할 정도의 부잣집 아들 

안철수 원장은 1980년 서울의대에 합격하면서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의 봄’으로 인해 대학가가 한참 들끓던 시기였다. 당시 서울의대 정원은 160명. 원래 경쟁률이 1 대 1.8 정도로 예상됐으나, 실제 시험에 응시한 이로 환산하면 경쟁률은 1 대 1.3 정도였다는 것이 서울의대 동기생들의 증언이다. 


안철수 원장의 서울의대 한 동기생은 “예비고사(340점 만점)와 본고사를 치렀는데, 본고사가 어려워 국·영·수 300점 중 100점 정도만 맞으면 합격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안철수 원장은 예비고사에선 300점대 초반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의대 예과 2년은 관악 캠퍼스에서, 본과 4년은 혜화동 연건 캠퍼스에서 수업을 들었다. 안철수 원장은 관악 캠퍼스에서 ‘독방 하숙’으로 서울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서울의대 동기 얘기다. 


“의대 예과생(豫科生)들은 기숙사나 하숙 생활을 했습니다. 철수는 부잣집 아들답게 예과 1학년 때부터 독방 하숙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돈 없이 서울로 유학 온 학생들이 많았던 터라 하숙을 해도 2명 또는 여러 명이 한방을 쓰는 것이 많았거든. 그때 독방 하숙을 한다는 건 집에 돈푼깨나 있는 아이들한테나 해당되는 얘기였는데 철수는 처음부터 혼자 지냈죠.” 


시대가 수상했던 터인지라, 학생들은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못했다. 안철수 원장이 입학했던 1980년은 이른바 ‘서울의 봄’ 시절로 5·18 이후 학교가 100일간 휴교를 하기도 했다. 안 원장 역시 휴교령이 내려졌을 때에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서울의대 예과 2년 시절은 뒤숭숭한 사회적 분위기, 또 석차를 매기지 않고 학생들에게 ‘패스 또는 탈락’을 주는 학점 제도였기 때문에 치열히 공부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안철수 원장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서울의대 동기생들 대부분은 안철수 원장과 대학시절 술잔을 기울인 사이가 여럿이었다. 대부분은 안 원장이 두주불사(斗酒不辭)였다고 기억했다. 


고등학교 때 얌전했던 안 원장의 대인관계가 변한 것은 어머니의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는 안 원장의 지인은 “고등학교 때 조용했던 철수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변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그때 이런 이야기를 철수 주변에서 들었어요. 한번은 대학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울었는데, 어머니가 다음 날 올라와 철수를 부산에 데려갔다는 거예요. 부산에서 철수가 낚시를 하면서 한 일주일 쉬었는데 당시에 많은 생각을 했었나 봐요. 그때부터 친구를 사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 안 원장은 의료봉사활동 동아리에 가입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었다. 술에 잘 취하지 않았지만 일부러 취하려고 노력도 했다. 이때 사람들에게 긴장을 풀고 마음을 여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 시대상황에는 방관자 

서울의대 동기생의 얘기다. 


“철수랑 술도 많이 마시고, 당구도 쳤습니다. 당구는 150 정도를 놓고 쳤었고, 술은 관악 앞에 있던 소줏집 정도였습니다. 철수가 술에 취한 모습을 본 기억이 없어요. 또 술은 마셨지만 다른 애들하고는 사뭇 달랐죠. 20대 초반인 데다 세상이 수상하다 보니 늘 동기생들과 술을 마시면 친구네 하숙집에 가서 한잔 더 하고, 같이 자고 그러잖습니까. 철수는 그런 적이 없었어요. 분위기 띄워서 술을 한참 먹다가도 시간이 되면 딱 일어나서 자기 하숙집으로 갔어요. 철수랑 한방에서 잠을 잔 동기는 아마 없을 겁니다.” 


안철수 원장과 서울의대 동기로 현재 국립대 교수를 하고 있는 K씨는 “신입생 환영회 때 선배들 두셋이 철수랑 술내기를 했는데 선배들이 모두 쓰러지고 철수는 멀쩡했을 정도로 주량이 무한정이었다”고 기억했다. 


안철수 원장은 그 시대가 처한 상황에는 상당히 방관자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80~1981년, 예과시절에 그와 종종 술을 마셨던 서울의대 동기는 “휴교령(休校令)이 내려졌을 정도로 어수선한 시대였지만 철수와 이런 시대상황에 대해 토론을 했던 적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호남이 고향인 서울의대 동기생 중 한 명은 안철수 원장과 교분이 두텁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이 점을 지적했다. 이 동기생은 “철수는 부산 출신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시대가 처한 상황이나 학생들의 운동 등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이름이 ‘가나다’ 순으로 철수와 가까워 친해질 수 있었음에도 덜 친해진 이유 중 하나가 나와 관심사가 달라서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안철수 원장이 졸업한 부산고 선배들은 안 원장을 꽤 챙겼다고 한다. 안 원장과 부산고, 서울대에 같이 진학한 한 친구의 얘기다. 


“철수가 부산고 선배들한테 유난히 예쁨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부산고 출신 중에 서울의대에 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철수 졸업 기수에 있었대요. 부산고-서울의대 출신의 노교수부터 레지던트까지 전부 모여서 종로에 있는 요정에 갔었다고 합니다. 평상 마루가 있는 옛날식 요정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한 거죠. 철수가 예의가 바른 데다 얌전하고 조곤조곤 말하는 편이어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들한테 귀여움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 캠퍼스 커플 

  


안철수 원장은 부산고 친구는 아니지만, 부친이 의사여서 어린 시절부터 부산에서 함께 지내다가 서울의대 동기가 된 친구들과는 제법 어울렸다. 


서울대 의과대학 전경. 안철수 원장의 서울의대 

동기들은 환자와 대화를 힘들어할 정도로 내성적 

이라 기초의학을 전공했다고 기억했다.▶ 


서울의대 동기는 “철수는 말투나 스타일이 얌전하고 여자 같았다. 지나칠 정도로 샤이(shy·얌전한)했다. 대중 앞에서 강연하는 모습을 보면 저 친구가 과거에 내가 봐 왔던 친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랍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예과를 졸업한 이후에 안 원장은 동급생과 같이 혜화동 연건 캠퍼스에서 수업을 받았다. 안철수 원장은 서울에 올라와서 줄곧 ‘독방 하숙생’으로 지내다가 본과 2학년 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서울대 기숙사인 ‘정영사(正英舍)’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3인 1실이었다. 


안철수 원장이 이제는 ‘서울의대 80학번’ 사이에서 가장 유명인사가 됐지만, 당시에는 그의 존재를 잘 모르는 동기생이 많았다. 이유 중 하나가 한 해 후배인 현재의 부인 김미경씨와 일찌감치부터 캠퍼스커플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의대 81학번은 사상 유례없이 정원미달이 있었던 때로, 총 240여명이 입학했다. 안철수 원장과 달리 부인 김미경씨는 꽤 활달한 성격으로 전해진다. 


성이 ‘김’씨여서 김미경씨와 한조로 예과 수업을 받았던 서울의대 안철수 원장 1년 후배의 얘기다. 


“안철수 선배는 동기생들이랑 지내기보다 늘 미경이랑 같이 지냈습니다. 둘 다 얼굴이 꽤 동안이어서 주위에서 ‘저기 유치원생 둘이 간다’는 농담을 자주 했습니다. 두 사람이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이 제가 기억하는 안철수 선배의 전부라도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른 동기생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늘 미경이랑 둘이서만 붙어 다녔습니다. 하지만 다른 의대커플들이 많아서 유독 눈에 띄는 커플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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